(스크랩) 백두대간

[스크랩] 한북정맥. 11부 : 오두지맥

트둥 너굴 2009. 10. 1. 15:44

 

                                          오두지맥 - 44km

                                  제 1 구 간 : 꾀꼬리봉 - 오산리 고개 / 22.5km

오두지맥(鰲頭支脈)은 한북정맥이 남서쪽으로 내려오다 한강봉(460m)과 챌봉(516m)사이의 꾀꼬리봉에 이르러 북서방향으로 분기하여 수리봉(530m), 개명산(559m), 박달산, 월롱산(229m), 보현산(110m)으로 이어지면서 한강과 임진강의 수계를 이루는 파주의 오두산(119m)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4km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

 

회룡역 앞 정류장에서 5번 버스를 타면 백석읍 가업리가 종점이라 오두지맥 진입로로 활용이 용이하다. 세아 아파트 정류장에서 아침 산책을 다녀오는 등산객의 친절한 안내로 동화아파트 신축공사장 옆길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한강봉(460m)과 은봉산(379m)이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은봉산 약수터 가는 길은 산 중허리를 돌아가는 임도를 따라 30여분 거리에 있는데, 하루하루가 다르게 숲의 그늘이 두터워지고 가장 늦게 피어나는 밤나무의 새순도 연두색 빛깔로 선을 보인다.

 

잣나무와 활엽수림이 어우러진 등산로는 복지리 주민들의 삼림욕장으로 10여 분만에 고개 마루에 올라서서 좌측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불에 탄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노송들이 숲을 이루는 은봉산 정상이다. 잠시 땀을 들인 후, 10여분 만에 민 대머리 헬기장에 아담한 돌탑이 서있는 한강봉 정상에 오른다. 이곳은 한북정맥이 불국산에서 서쪽으로 달려오다 남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곳으로 표지석은 없지만 1992년 재설된 문산 470호의 삼각점이 완연하고 전망이 좋은 곳이다.

 

남쪽으로 내려서면 오두지맥의 분기점인 꾀꼬리 봉에 도착한다. 왼쪽으로 길이 잘 나있는 챌봉으로 향하면 울대고개를 지나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종주길이지만 산경표의 새로운 인식으로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말머리 고개를 지나 고령산의 줄기가 옳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곳이다.

 

오른쪽으로 무성한 숲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기산저수지를 끼고 진행하면 산불 감시초소가 나오고, 잠시 후 차 소리가 요란한 말머리재에 도착한다. 장흥면과 백석읍을 지나는 고개 마루는 폐타이어로 만든 벙커를 지나 맞은편 송추 유스호스텔 정문 아래 임도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왼쪽으로 장흥유원지를 바라보며 5분정도 진행하면 산간계곡 상류지점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강우량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경보발령 및 안내방송을 하는 통신탑이 있고, 잠시 후 우측의 절개지로 치고 오르면 주능선과 연결된다. 노송의 그늘아래 바위들이 듬성듬성 쉼터를 만들어주고 ‘문산 467’ 삼각점이 있는 441봉에 오르면 전망이 아주 좋다. 헬기장 흔적이 있는 485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는 사면 길을 진행한 후, 가파른 오름을 이어가면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봉수대 흔적이 있는 ‘기산보루성’에 올라선다.

 

기산보루성(일명 수리봉:530m)에는 등산 안내도와 삼각점이 있고,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챌봉에서 한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비단결 같고, 남쪽으로 사패산과 도봉산, 북한산의 연봉들이 장관을 이룬다. 고령산으로 향하는 호젓한 산길에는 꾀꼬리가 짝을 찾아 목청을 높이고, 무성한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 사이로 화초지초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521봉에 올라선다. 건너다보이는 고령산이 육중한 철조망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는데 무사히 통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오르락내리락 기산저수지 번영회의 꼬리표를 앞세워 가파른 봉우리를 넘는다. 숲으로 둘러싸인 무명봉(521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산불조심’ 현수막이 있고, 암릉 구간을 지나 등산 안내도가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멋진 소나무가 어우러진 그늘 아래로 장흥면의 너른 분지와 송추유원지가 그림같이 조망된다.

 

드디어 군부대가 가까워오며 길옆으로 경고판과 함께 철조망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양지바른 언덕위에 있는 헬기장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으로 가슴이 후련하지만, 지맥이 이어지는 군부대로 향하는 길목에는 붉은 글씨 경고판에 “이곳에 출입하는 민간인은 사전에 신고를 해야 하고 촬영, 복사, 녹취, 측량을  위반 시에는 위법 조치되며, 부대 주변에 지뢰가 매설되어 있으니 접근을 엄금 한다“. 추상같은 경고문을 바라보며 주눅이 들어 묵묵히 건너편의 622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는다.

 

노송이 무성한 오솔길 따라 올라선 정상은 지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고령산, 앵무봉(622m)의 표지석이 질감 좋은 오석위에 번듯하게 자리 잡고 있다. 노송의 그늘아래 옹기종기 둘러 앉아 이야기꽃이 만발한데, 점심상을 펼쳐놓은 부부 등산객의 모습이 다정하게 보인다. 서쪽의 보광사 쪽으로 방향을 잡아 급경사 비알 길을 내려서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이어 도솔암에 도착하면, 솔바람 속에 그윽한 독경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보광사로 내려가는 울창한 숲 사이로 거대한 불상이 자리를 잡고 사월초파일을 하루 앞둔 휴일이라 연등이 걸린 대웅전 앞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보광사는 신라 진성여왕 8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로 경기도 유형문화재인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새로 중창한 건물들이 울창한 소나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산문을 나서면 고양시 벽제동에서 파주시 광탄면을 오가는 315번 지방도로가 지난다.

 

지루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선 됫박고개는 市 境界 표시와 개명산 군부대에서 내려오는 도로와 연결된다.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서면 개명산(559m) 정수리가 지척이건만 장애물을 피해 돌아온 길이 멀어만 보인다. 곧이어 시립 공동묘지에는 세찬바람 몰아치는 산등성이 한구석에 벌거숭이 흙먼지로 봉분마저 무너지고, 자식마저 외면하니 의지할 곳 없는 망자들이 저승에선들 편안할까? 망자들의 묘 잔등을 걸어가며 내 자리는 어디일꼬? 가진 것 없고 이루어 놓은 것 없으니, 차라리 한줌의 재가 되어 바람과 구름결에 훌훌 날아다니는 것이 속 편한 일이 아닐 런지.

 

시에서 부여한 번호판이 전부인 버려진 묘 잔등을 돌아 고압전선 공사로 만든 임도를 따라 주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길이 나온다. 좌측은 우암산(328m)을 거쳐 명봉산가는 길이고, 지맥은 우측의 박달산으로 향한다. 전면의 70번 철탑이 있는 봉에 올라서면 지맥 줄기의 최남단 인 듯,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진행 한다.

 

367.9봉 헬기장에서 내려선 후 지루한 길을 이어가면 탄피로 만든 땡땡이 종이 있는 안부를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모형 미사일 봉을 다녀온 후 갈림 삼거리에 내려서면 헬기레펠 훈련장이 있는 곳이다.

 

타이어가 정연하게 놓여 있는 헬기레펠 훈련장은 특전사 장병들이 적의 진지에 침투하기 위해 헬기에서 낙하하는 모의 훈련장이다. 장한 사나이, 멋진 사나이로 보이는 스릴 있는 모습이지만 피 눈물 나는 연습의 과정을 일반인들이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잠시 후, 부대 철조망 옆길을 따라 박달산을 향해 내려서면 부대 정문이 나온다. 맞은편 등로를 이어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철조망 옆길을 따라 박달산을 향한 오름이 계속된다. 공터의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갈림길 안부에서 우측의 박달산 오름길이 아닌 좌측의 사면 길로 내려서야 한다. 

 

용미리 내동 마을에서 묘지를 지나 우거진 잡목을 헤치며 마을 임도에 내려서면 축사가 있고,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한신 콤프렛셔’ 건물이 있는 2차선 포장도로의 달구니 고개에 도착한다. 달구니 고개는 용미리와 분수리를 오가는 지방 도로이다. ‘한신콤프렛셔’ 건물 앞을 지나 우측 마을길로 접어 든 후 낡은 공장 건물 뒤 납골묘가 있는 곳으로 올라선다. 22번 콘크리트 말뚝을 지나 표시 없는 삼각점이 있는 168봉에 올라서서 10여 분후, 1998년 재설된 서울 413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호젓한 숲길로 이어지고 우측 편에는 채석장의 소음이 심하게 들린다.

 

160봉에는 1990년 재설된 서울 413번 삼각점이 반겨주고, 잠시 후 용미리 마을이 바라보인다. 또한 용암사가 자랑하는 용미리 석불입상을 만나게 된다. 보물 제93호로 지정된 입상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산 8번지 소재한다. 이 불상은 천연 암벽을 몸체로 삼아 그 위에 목, 머리갓등을 올려놓은 2구의 거대한 불상이다. 왼쪽의 불상은 원형 갓을 쓰고 있고, 오른쪽의 불상은 사각형 갓을 쓰고 있는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男像과 女像으로 전체 높이가 17.4m이고 쌍석불 입상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규모로 조각 수법이 뛰어나다고 한다.

 

용암사 절을 뒤로하고 내려선 78번 도로는 고양시 고양동과 파주시 광탄면을 오가는 지방도로 이고, 우측으로 진행하면 양지마을에 이른다. 양지상회에서 용미1리 표지석이 있는 좌측 길로 들어서면 ‘양지마을’ 표지석 뒤편으로 부대 철조망을 만난다. 좌측으로 무성한 잡목지대를 지나면 빨간색 지붕이 있는 마지막 민가에 이르고, 민가 뒤쪽으로 진행하여 부대 철조망과 헤어지는 곳에 ‘분대전술 훈련장요도’ 라는 표지판을 바라보며 숲길을 오른다. 산도 아닌 것이 산보다도 어려운 미로를 따라 좌로 우로 방향을 바꾸는 혼돈 속에 벤치 2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봉우리(돌봉)에 이르면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며 조망이 펼쳐진다.

 

그늘에 앉아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매봉 0.65km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 딛는데, 호젓한 능선 길에서 체력을 조절하며 매봉 헬기장에 올라선다. 직진으로 내려서면 ‘간매봉 1.7km, 돌봉 1.15km'의 이정표를 만나고, 가리키는 양 방향이 아닌 뒤편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면 ’양천 허씨 묘‘가 나오고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 후 우측의 오름길로 진행하여 안부에 이르면 ’대부지 경계‘ 표식 뒤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게 된다.

 

패인 웅덩이가 있는 봉을 지나 철문과 차단물이 있는 곳으로 내려선 후 임도를 잠시 따르면 폐건물이 나오고, 갈림 길에 이르러 임도가 아닌 좌측으로 올라서면 잘 단장된 묘지가 있다. 이후 잡목과 숲을 헤치고 나면 좌측으로 개활지가 나타난다. 날 등과 숲을 지나 산업단지 도로에 내려서서 ‘페이퍼플라자’ 건물을 지나 ‘당재봉로’ 길을 한동안 진행하면 ‘매일경제’ 건물에 이르러 4차선 도로인 56번 국도를 만나 좌측 건너편으로 ‘영산수련원’ 표식이 있는 상촌고개(오산리 고개)에 도착하며 첫 구간을 마감한다.

 

                                제 2 구간 오산리고개 - 오두산/ 21.5km

상촌 고개(오산리 고개)는 파주시 조리면 노조리에서 광탄면 소재지인 신산리를 이어주는 56번 지방 도로다. 영산수련원 안으로 진행하여 ‘크리스찬 추모공원’을 거슬러 오르면, 기도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휴게소 정자가 있는 곳에서 잠시 뒤돌아보면 지나온 지맥이 선명하게 마루 금을 이룬다. 좌측의 길을 오르면 오래된 헬기장이 있는 103봉 정상에서 삼각점도 볼 수 있다.

 

좌측으로 내려서는 갈림 길의 리본을  확인하며 등로를 이어가면 군부대 철조망을 만난다. 120봉의 두 번째 출입문이 나올 때까지 철조망과 동행을 하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방화선 같은 무성한 잡목지대를 내려서면 부대 후문에 도착하고, 뚜렷한 우회로를 따라 해방교회 묘원이 보이는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선다. 해방교회 도로 건너 맞은 편 계단의 좌측 산길로 올라서면 공원묘지들이 자라잡고 있다. 공원묘지를 가로질러 숲길로 접어들어 벙커가 있는 100봉에 올라선다.

 

갈림 봉을 지나 78번 지방도에 내려선 후 방호벽을 지나면 전면에 ‘금광비철금속’이 보이고 우측으로 올라서는 임도를 한동안 따른 후 넓은 헬기장에 이른다. 11시 방향으로 내려서면 무성한 잡목이 발목을 잡는다. 수로가 지나는 곳을 지나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가면 정문이 나오고, 마을 공장지대를 우회한 후 경의선 철로 위를 지나는 과선교를 거쳐 1번 국도에 도착한다.

 

1번국도: 우리나라 도로의 상징인 1번 국도는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최초의 도로이다. 전남 목포시에서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남북으로 이어주는 도로이지만 한국전쟁 이후 파주시 임진각까지로 한정되어 총길이가 501.6km에 이른다. 2000년에는 경의선 도로연결공사로 개성공업지구까지 연장되었다.

 

위전리로 표시가 되어있는 버스정류장을 주민들은 신성레미콘으로 부르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경의선 철길이 지나고 복선공사가 한창이라 무단횡단하기에는 위험하여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건널목이 있다. 초계탕 막국수 집 뒤편으로 마루 금이 연결된다. 100여 m를 진행하면 V.T.C 건물이 자리 잡고 안마당을 가로질러 마을길을 내려서면 건강을 책임지는 한 바람 주식회사의 공장이 나타나고 잠시 후에 방호벽이 자리 잡은 삼거리에 이른다. 

 

선 답 자들의 산행기와 일치하는 종주 길에 자신감을 갖고 다락고개에서 남쪽으로 2차선 아스팔트길로 진행을 하면 파주시 예비군 훈련장표시가 있는 삼거리 길에 이르고 *월계단 청사 문화의 요람* 기념비를 둘러보며 예비군 훈련장 진입로를 따라간다.

 

차선도 없는 포장길을 따르면 충격방지라 쓴 방호벽이 나타나고 커브 길의 반사경에 자신의 모습도 찍어본다. 여유로운 발걸음에 신일무역이 있는 공장지대에서 직진하면 부대의 정문에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초병이 부동자세로 서있다. 왼쪽의 철조망을 따라 폐가 앞마당을 지나 곧바로 송림 속으로 들어서면 훈련장이 전개된다.

 

빽빽이 들어선 송림 속에는 훈련장의 시설물들이 자리를 잡고, 산책 나온 주민들과의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거미줄같이 얽혀있는 미로 속을 헤집는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탄탄대로 등산로가 열리고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으로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게 열린다. 장뇌삼의 재배지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전주이공의 가족 묘지를 지나 본격적인 월롱산(229m) 오름길이 시작된다.

 

갈림길마다 깔끔하게 세워놓은 이정표와 벤치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시원하게 트이는 시야로 금촌읍에서 교하읍까지 파주시의 너른 평야가 한 폭의 그림 같다. 멋들어진 노송의 그늘아래 펼쳐지는 암능 길이 지루한 산행 길에 활력소가 되고, 월롱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양지바른 산기슭에 자리 잡은 용상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손들의 정성어린 돌탑이 세워진 쉼터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면 수 만평의 대지위에 자리 잡은 LG필립스 L.C.D단지가 디지털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고, 완만한 오름길에서 벙커와 나무계단을 오르면 너른  헬기장에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정상 이다.

 

정상에서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곳으로 내려서면 월롱 산성지 표지판이 있어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수직단애를 이룬 기암절벽을 보기위해 남쪽의 중계탑이 있는 임도를 따라간다. 잠시 후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있는 체육공원이 나오고 남쪽으로 수백 척의 단애를 이룬 절벽 위에 올라선다.

 

月籠山城址: 경기도 기념물 제196호 /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산138

 

월롱산은 삼국시대 백제가 한강유역을 중심으로 국가를 건국한 4세기 전반 경에 임진강과 한강의 하구 지역을 통제하던 초기 백제의 주성이다. 월롱산이 위치한 곳은 북쪽으로는 임진강과 내륙지역, 서쪽으로는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하여 서해로 흘러들어가는 요충지로 성의 외벽은 수직의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성의 내부는 평지성처럼 가용 면적이 매우 넓어 천연의 요새라 할 수 있다.

 

월롱산의 지표조사 결과 3세기에서 4세기 중반의 회청색 격자문자문 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역사적으로 백제의 전성기인 근초고왕 때 이 산성이 주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성의 형태는 월롱산 정상부의 내성과 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가위모양으로 둘러진 외성으로 구성되고 있는 전형적인 테뫼식 산성으로 성곽의 길이는 1,315m, 면적은 33,232㎡에 달한다. 월롱산성은 삼국시대 한강유역을 중심으로 영토분쟁을 벌였던 시기에 한성백제의 전략적 기능과 문화상을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높은 산이 없는 평야지대에 이런 천연요새가 자리 잡고 있으니, 호각을 이루던 삼국시대에 훌륭한 전진기지로 활용이 되지 않았나 추측을 해본다. 남쪽으로 펼쳐지는 시야는 한북정맥의 끝자락인 장명산을 중심으로 유유히 흐르는 곡릉천이 파주평야를 휘감아 돌고, 금촌 읍내의 아파트들이 빌딩숲을 이루는 가운데 일산 신시가지들이 아련히 바라보인다.

 

오두지맥을 답사하며 이런 절경을 구경하지 않고 어찌 월롱산을 올랐다고 할 수 있으리. 지적인식표가 있는 벼랑 끝에서 사진 한 장으로 심호흡을 하고 서쪽의 기간 산을 바라보며 벼랑길을 타고 북쪽으로 틔워진 오솔길로 진행하면 조금 전의 월롱 산성지 표지판 앞에 이르고 널찍한 임도를 따라 서쪽으로 내려선다.

 

지적삼각점 인식표

1.소재지: 경기도 파주시 검산동 산1(월롱산)   2.명칭 및 번호: 경기 321     3.표고: 218.54m

4.유의사항 - 지적삼각점은 지적측량을 하기위한 가장 기준이 되는 점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선량한 국민의 보호 의무를 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관리청: 경기도 건설지적과 (031-870-2319)

6.설치년월일: 1999. 11. 1.

  

널찍하고 편안하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헬기장을 지나면, 사거리 안부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버리고 산길로 들어선다. 폭신폭신한 갈비들이 깔려있는 오솔길은 융단 위를 걸어가는 촉감으로 발걸음이 편안하고 양지바른 잔디밭에서 곁들이는 막걸리 한잔에 즐거움이 가득하니 금상첨화가 따로 있나. 얼근하게 오른 술기운으로 휘적휘적 걸어가는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으니 한세상 좋을 씨고.

 

잠시 후 내려선 2차선 포장도로는 탄현면 택지개발지구와 금촌동을 오가는 363번 도로가 된다. 이곳에도 방호벽이 있고 좌측으로 하이마트 물류센터와 레미콘 공장의 굉음소리와 개들의 울부짖음에 주눅이 들어 방호벽 남쪽의 기슭으로 비포장 임도를 따라 오른다. 오늘의 산행 중에 가장 가파른 오름길에서 등줄기로 땀방울이 흥건히 흘러내리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비알 길을 기어오른다.

 

군부대철조망이 가로막는 정수리에는 앙살 맞은 삽살개 2마리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핏대를 곤두세우고, 주위를 살필 겨를도 없이 삽살개의 위세에 눌려 왼쪽으로 철조망을 따라가면 조명지뢰의 경고판에 오금이 저려온다. 잠시 후 좌측으로 소나무가지에 낮 익은 리본들이 손짓을 한다.

 

기간 산의 군부대를 무사히 지나왔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돌리고 서쪽으로 바라보니 앞으로 진행할 주능선이 시야에 가득하다. 교통호 봉우리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소나무와 노간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잠시 후 북서쪽으로 동해물산이 있는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이곳에도 전차 저지선인 방호벽이 있어 날 등위로 올라서면 푹신한 소나무의 갈비들이 지친 몸을 어루만지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 물류 센타의 거대한 건물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잠시 휴식을 한 다음 절 개지를 따라 북쪽의 능선으로 올라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숲길을 따라 폐건물도 지나고 시멘트 임도에 내려선다.

 

호젓한 송림지대를 지나 임도를 건너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내리면 양 옆으로 철망이 있는 공장지대가 나온다. 평산 신씨 묘가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의 축사 옆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웅덩이 패인 봉을 내려서면 탄현과 교하 읍을 이어주는 310번 도로가 지나는 바구니 고개이다. ‘소우물길’ 표지가 있는 전신주 뒤를 들머리로 입주사 간판 뒤편으로 진행하면 ‘기독교인 공원묘원’에서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 산불감시탑이 있는 131봉에 올라선다.

 

131봉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과 오두산의 전망대가 조망되며 그동안의 쌓인 피로가 순식간에 풀린다. 임진강과 한강이 합수하는 지점. 출발은 달라도 가는 길이 같아서 두 물머리 한 몸 되어 서해바다로 흐른다. 표시 없는 삼각점을 확인한 후 우측의 방공호를 따라 내려선 후 훼손된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에 올라선다. ‘화생방 신호규정’ 표식과 타종이 있는 숲에 가린 봉우리를 내려서면 시멘트 도로와 만나고, 좌측의 도로를 따라 팔각정 전망대에 도착한다.

 

동화 경모공원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계단을 내려서면 성동사거리에서 탄현면으로 연결되는 지방도로를 만난다. 도로를 건너면 잠시 후 110m의 보현산이 반겨준다. 이곳에서 성동사거리까지 지맥이 남쪽으로 동행을 한다. 사거리에서 우측의 산기슭의 등로를 따라 진행한다. 묘지 있는 봉우리를 내려서면 시멘트 도로를 만나고 다시금 심한 잡목을 헤치며 맞은편 등로를 올라서면 리본들이 반긴다.

산채향기 안내판이 보이는 시멘트 도로를 지나 맞은편 봉우리에 오른 후, 임도 삼거리에 내려서서 좌측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타이어 계단을 따라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117봉 전망대에 올라선다.

 

남북을 아우르는 임진강은 함경남도 용포리에서 발원하여 강원도 북부를 지나 고미탄천과 평안천 등의 지류와 합류한 후,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군ㆍ연천군을 지나면서 영평천과 차탄천 등의 지류를 합류하며 흘러온 한탄강과 한 몸이 된다. 이어서 파주시 적성면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흐르면서 문산천 등의 지류를 합류한 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의 통일전망대 부근에서 한강과 합류하여 서해로 빠져나간다.

 

북한의 개풍군을 바라보며 찾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착잡하다. 임진강에 노을이 물들며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감시초소 뒤로 내려서서 우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의 잡목을 헤치면 오두산으로 오르는 아스팔트 도로를 만난다. 한강의 벼랑위에 우뚝 솟아있는 119m의 오두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말로 형언할 수없이 가슴이 벅차오른다.

 

북녘 땅에서 발원한 임진강과 강원도 대덕산 기슭의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이 만나는 교하 오두산 앞. 한강이 끝나는 머머리섬 까지를 조강이라 부르고 김포반도를 휘돌아 강화만을 빠져 나가는 저 강물이 한반도의 중심부를 흘러내리며 우리민족의 뿌리를 적시고 무한한 저력을 키워내, 지금은 비록 휴전선의 철책이 가로 놓여 있지만 언젠가는 남북이 하나 되어 꽃을 피우리라.

 

두 물머리의 조강위로 낙조를 드리우는 황금빛 물결. 시원하게 펼쳐지는 한강의 기적은 우리가 일구어낸 훌륭한 유산으로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요. 21세기를 열어가는 희망이 아닌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조상들의 삶이 녹아 흐르는 장강의 물결 속에 수 천 수 만 년을 이어 온 어머니의 강, 무릇 이 나라 산천의 기백과 정신이 백두대간과 그 품안에 서렸으니, 오늘도 내일도 걷고 또 걸으며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마음껏 사랑하리라. 

 

 

출처 : 풍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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