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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북정맥. 5 부 : 화악지맥

트둥 너굴 2009. 10. 1. 15:42

 

                            화악지맥 - 44.5km

 

                 제 1 구간 도마봉(883m) - 홍적이 고개 / 20.5km

 

도마봉(883m)의 표지석이 선명한 헬기장은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3개 군의 분수령(포천시, 가평군, 화천군)을 이룬다. 또한 도마봉(883m)은 화악지맥의 분기점으로 광덕산에서 내려오는 정맥이 국망봉(1.168m)으로 향하면서 왼쪽으로 큰 지맥을 형성하고 있으니, 석룡산(1.147m), 화악산(1.468m), 북배산(867m), 보납산(330m)을 지나 가평군 가평읍 자라목이를 내려서며 가평천에서 생을 마감하는 44.5km의 산줄기를 이룬다.

 

화악지맥의 접근은 가평에서 적목리행 버스를 이용하여 도마치 고개에서 도마봉까지 왕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번거로운 산행을 피하여 도마봉구간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왕복 3,2km) 도마봉에서 동쪽으로 억새가 무성한 능선으로 내려서면, 방화선으로 정리가 잘되어 진행하게 될 석룡산과(1.147m) 화악산(1.468m)의 지맥이 선명하게 바라보인다. 완만한 주능선을 오르락내리락 무명봉에 올라서면 왼쪽은 번암산(832m)으로 향하는 능선이고, 이정표에는 도마치 가는 길이 능선과 계곡으로 두 가닥이라 700m, 800m로 표시가 되어있고, 국망봉 6,97km라 적고 있다.

 

방화선을 따라 내려선 도마치(690m)는 경기도의 적목리와 강원도의 사창리를 넘나드는 분수령으로, 두 마을이 단절되어 수 백리를 돌아가는 수난이 계속되더니, 이제야 산마루에 길이 열리어 시원스런 아스팔트위로 한달음에 내달린다. 아슬아슬한 절 개지를 휘돌아가는 75번 지방도로의 산마루에서 989봉 아래까지 군 부대의 임도를 따르면 된다.

 

시원하게 조망되는 산하를 바라보며 걸어가는 임도는 인내력이 필요한 구간이다. 말끔하게 정돈된 방화선은 웃자란 억새가 앞길을 가로 막지만 진행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경기 제일의 화악산을 정점으로 높고 낮은 산자락이 겹겹이 주름을 잡고, 그사이로 숨을 멈춘 계곡들이 안개 속에 얼굴을 가리고, 실개천을 이룬 조종천이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신비함속에 우리인간들이 왜소하게만 느껴진다.

 

삼각점이 있는 989봉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멀리서도 뚜렷한 수덕바위를 깃 점으로 고도를 높여가며 방화선을 따르면 어느덧 수덕봉(1,130m)정수리에 올라선다. 갈말 329, 2007년 재설의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뛰어난 조망으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도마치봉, 백운산, 광덕산 너머로 한북정맥이 끝없이 마루 금을 이루고, 서쪽으로 한북정맥의 정점인 국망봉과 견치봉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수덕봉을 지나며 싸리나무와 잡초들이 무성한 숲을 헤치며 발걸음도 느려지고, 위험한 암릉 구간을 통과하며 1시간 동안 진행하면 몸은 어느새 파김치가 된다. 지금까지 지나온 능선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등산로 없음 “입산금지 군사지역의 경고판”을 지나면 조무락 계곡에서 석룡산을 오르는 일반등산로와 만나며 고독과 외로움, 두려움의 死地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1.155봉에서 5분간 진행하면 새로 만든 검정색 정상석이 서있고, 한쪽에는 예전의 하얀색 정상석이 버려 진채 나 뒹굴고 있는 석룡산(115.0m) 정상에 오른다. 비좁은 공터를 뒤로하고 10여 분간 내려서면 이곳 또한 조무락 계곡에서 올라오는 일반등산로의 갈림길인 방림고개에 도착한다. 3.8교 5km, 석룡산 정상 0.60km의 이정표가 있는 계곡 쪽으로는 많은 리본들이 걸려있지만 종주 길은 직진을 하게 된다.

 

또 다시 외로운 산행이 계속된다. 특히 공군의 중요 시설이 있는 화악산은 일반인의 접근을 금지하는 험준한 산으로, 지뢰의 표시가 있는 곳에서는 간이 콩알만 하게 오그라들고 머리가 주뼛주뼛 곤두서며 오금이 저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으니, 이곳을 어찌 통과해야할지 걱정이 앞선다. 설상가상으로 위험한 암벽들이 앞길을 가로 막고 있으니,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지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가파른 비알 길을 계속 오른다.

 

묵은 헬기장을 지나며 계속 고도를 높이는 중에 삼일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를 하고, 정상이 가까워 오며 녹슨 철조망과 군 시설물들이 자주 눈에 띤다. 정상의 군 시설물이 보이는 북 봉의 자락에 올라서면 통신선으로 묵어 놓은 시멘트 구조말뚝을 넘어 바위지대 우측으로 내려서면, 묵은 헬기장의 공터에 도착하며 화악산의 북봉을 통과하게 된다.

 

경기의 지붕으로 경기 5악의 하나인 화악산(1,468m).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겨울이면 일기예보에서 전방의 추운 날씨를 알려주던 산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서 정상을 밟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중봉(1,450m)을 지나 애기봉(1,055m), 수덕산(795m)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있지만 마루금은 동쪽의 응봉(1.436m)으로 달려간다.

 

건너다보이는 응봉 또한 정수리에 군부대가 자리 잡고 육중한 철조망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미리부터 주눅이 들지만, 저곳을 통과해야만 지맥의 종주가 이루어지기에 내키지는 않는 마음을 다잡아먹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수리에서 실운현으로 내려서는 지맥은 임도의 좌측으로 선명하게 보이지만, 이곳 또한 접근금지 경고판과 함께 무성한 숲속에는 소름끼치는 지뢰의 표시가 있어 처음부터 마음 편하게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길은 우선 마음이 편하고,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 속에 남쪽으로 뻗어 내리는 지맥이 촉대봉(1.190m)을 정점으로 홍적이 고개를 지나 북배산(867m) 계관산(730m)으로 끝없이 이어지며 부드러운 비단길이 남쪽으로 달려간다. 잠시 후 복공 판으로 만든 헬기장을 지나면 화악리에서 올라온 비상도로가 응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인 실운현(1.050m)에 이른다.

 

실운현에서 응봉 정상까지는 시멘트 임도가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군부대 정문으로 올라가는 연도에는 철조망 속에 온통 지뢰표시와 전신주들이 보이며 도로를 따라 지루한 오름길이 계속된다. 팽팽한 긴장감속에 부대를 빠져나가는 지맥의 입구를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속에 정문을 먼발치에 두고 첫 번째 전주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표시를 발견한다.

 

탈출로를 찾았다는 안도감 속에 불안한 마음도 한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내 딛는 발걸음이 경쾌하기만 하다. 응봉 또한 화악산에 버금가는 1.436m로 강원도와 경기도의 접경을 이루는 이곳의 전망 또한 절경이겠지만 공군부대가 정수리에 자리를 잡고 있어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헤치는 숲속에 지뢰 표시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사지를 빠져 나왔다는 안도감이 아직은 이르지만 촉대봉(1.190m)이 지척에 있으니 무슨 걱정이 있으랴.

 

전망 좋은 1.157봉에 올라서면 화악산과 응봉, 촉대봉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터로, 내려다보이는 실운현 아래로 터널공사가 한창으로 머지않아 화악리와 사창리를 오가는 길도 지척으로 단축될 것이니 기대하는 바가 크다. 드디어 촉대봉의 정수리에 올라서며 화악산과 응봉의 장애물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에 갑자기 팽팽하던 긴장감이 풀리며 허기가 진다. 전망 좋은 촉대봉(1190m)의 정수리에는 리본들이 나부끼고 동쪽으로 호반의 도시 춘천이 살며시 미소 지으며 의암호와 춘천호의 푸른 물결이 산자락을 휘감아 돌고 있다.

 

너럭바위 옆으로 정상석이 있는 곳에 올라서면 거침없는 조망 속에 사방으로 돌아봐도 막힘이 없고, 일반인들의 행보가 이곳에서 멈춘다는 생각에 화악산과 응봉의 정수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지맥을 따라 종주할 수 있는 행운까지 얻으니 무슨 미련이 있으랴. 너럭바위에 자리를 잡고 20여 분간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막걸리로 반주를 하였으니 고국산천의 맥을 짚어가는 사명감으로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딛는 발걸음에 힘이 솟아오르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고사목이 자리 잡은 암릉 위에 올라서게 된다. 낙락장송의 그늘 속에 사방팔방 막힘없는 조망으로 가슴속이 후련하다. 경기 제일의 화악산(1.468m)을 중심으로 중봉(1,450m)에서 흐르는 줄기는 애기봉(1.055m)을 거쳐 수덕산(795m)으로 그 너머 명지봉(1.267m)의 마루 금 뒤에는 한북정맥이 흐르고, 동남쪽으로 홍적이 고개에서 분기한 몽덕산(690m)과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30m)의 끝자락에 삼악산(654m)과 검봉(530m), 주발봉(489m), 호명호수 품에 안은 호명산(632m)도 눈도장을 찍고 있다.

 

우측으로 화악리 건 들내 마을과 홍적이 고개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의 무명 봉에 올라선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공터에는 화악리 2,9km, 홍적이 고개 4.4km,  촉대봉 1.4km의 이정표가 선명하고 좌측의 홍적이 고개 쪽으로 햇볕도 스며들지 못하는 잣나무 조림지에 들어서면, 진한 송진 내 음을 받아들이는 내공으로 시꺼먼 공해로 찌들어가던 가슴이 말끔히 씻겨 내린 듯 상쾌하기 그지없다.

 

고목나무 쉼터를 지나며 시작되는 방화선은 머리위에서 쏟아지는 태양열과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로 숨이 막히고, 억새와 산딸기, 산초나무를 헤치며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다. 1km마다 세워진 이정표는 119 구조대의 손길을 바라는 구조용으로 산객들에게 길동무가 되어 외로움을 덜어준다. 동남쪽으로 가덕산의 마루 금을 바라보며 된비알을 내려오면 마지막 이정표 옆에 526봉의 삼각점( 춘천 408 2005년 복구)을 확인하고 잠시 후 홍적이 고개에 도착한다.

 

                   제 2 구간 홍적고개 - 자라목이 / 24km

 

강원도와 경기도가 접경을 이루고 있는 이곳 홍적이 고개(일명 지암리 고개)는 가평군의 북면과 춘천시 사북면을 넘나드는 341번 지방도로인데 춘천 시내를 경유하지 않고 화천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오가는 차량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이다. 이곳은 경기도에서도 때 묻지 않은 오지로, 교통편 또한 열악하여 가평에서 위 홍적까지 하루에 4번 다니는 버스가 고작이라(8시 35분) 산행하기에는 여간 불편한곳이 아니다.

 

윗 홍적마을에서 홍적이 고개까지 20여 분간 올라서면 고개 마루에 이르고 제 2구간의 종주가 시작된다. 가평군의 여느 산줄기와 마찬 가지로 이곳 또한 주능선에는 널찍한 방화선이 조성되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주위의 경관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접경을 이루는 지맥이 몽덕산(690m)까지는 동남쪽으로 뻗어 내리고, 큰 기복이 없이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가운데 뒤돌아보면, 촉대봉과 응봉이 하늘 금을 이룬다.

 

몽덕산 1.5km의 이정표를 지나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지만 큰 무리 없이 홍적고개 2.2km, 가덕산 2.0km의 이정표가 서있는 몽덕산 정상(690m)에 오른다. 좌측 춘천의 납실 쪽은 철조망이 쳐져있고 남쪽으로 가덕산(858m)이 시원스럽게 솟아있다. 이곳은 겨울철의 산행이 가장 스릴 있는 곳이지만 겨울의 건조기에는“산불감시 경방 기간”이라 산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가평군의 경우 2월 1일 - 5월 말일까지로 수년전에 이곳을 찾아 왔다가 헛걸음을 하고 돌아간 기억이 있다. (위반 시 50만원의 벌금)

 

몽덕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서다 둔덕을 오르면, 좌측 철조망 쪽으로 낙엽송 조림지대가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잣나무가 조성되어있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평탄하고 부드러운 이 능선에도 잠시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별 특징 없는 "납실고개“를 지나는데 춘천 쪽의 북동쪽 계곡의 오실리에 윗 납실, 아랫 납실“마을이 있어 납실고개로 부르는가보다.

 

납실고개를 지나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고, 10여 분간 진땀을 흘린 뒤에 오른 분기봉에는 윗 홍적 2.1km, 가덕산 1.5km, 몽덕산 0.50km의 이정표가 반겨주고 지나온 몽덕산이 낮은 언덕과 같이 평평하게 보인다. 큰 먹골에서 올라오는 맹상골 고개를 지나며 또 다시 가파른 비알길이 시작되고 852봉을 지나면 춘천 304 2005년 재설의 삼각점과 북배산 2.50km와 몽덕산 2.25km의 이정표가 있는 가덕산(858m) 정상이다.

 

정상석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내려서면 헬기장이 나오고, 좌측으로 삿갓봉(716m)으로 가는 능선의 분기점이다. 남쪽으로 시원하게 뻗어 내린 주능선에 북배산(867m)이 정겹게 손짓하고 억새와 싸리나무들을 헤치며 오르락내리락 쓰러진 고목나무가 능선을 가로질러 누워있는 지점을 지나면 고목나무가 반겨주는 퇴골고개에 도착한다. 종주길에 지친 몸을 쉬어가는 고개 마루에는 ↓큰 멱골 2.8km →북배산 1.5km, 계관산 4.8km ←가덕산 1.3km ↑퇴골 2.3km 장절공 묘역 5.5km”의 이정표가 서있다.

 

참고로 수년전에 다녀온 장절공 묘역은 평산 신씨(平山申氏)의 시조(始祖) 장절공(壯節公) 신숭겸 장군의 묘소이다. 신숭겸은 918년 배현경, 홍유, 복지겸과 함께 폭정을 일삼는 궁예(弓裔)를 폐하고 왕건 (王建)을 추대해 고려를 세운 개국공신이다. 신숭겸 장군은 927년 대구 팔공산에서 후백제 견훤(甄萱)군과 전투 시, 태조인 왕건이 위험 에 처하자 왕의 옷으로 갈아입고 장렬히 싸우다 전사한 고려 충절의 대표적 인물이다. 춘천시 서면 방동리 산 816번지인 이 묘역은 우리나라 4대 명당지(明堂地)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속 에 있으며 묘역을 비롯 영정각, 신도비각, 기념관, 재실 등이 배치되어 있다.

 

별 특징이 없는 능선을 오르고 내리고, 지루함속에 북배산(867m)의 턱 밑에서 가파른 오름이 시작된다. 어느 산이든 정수리를 거저 내주는 법이 없거늘, 숨소리가 턱에 차고 땀을 흠뻑 흘린 뒤에 정상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가슴속이 후련하다. 정상석을 뒤로하고 멀리 남쪽으로 보이는 계관산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10여 분간 비알 길을 내려서면 좌측으로 작은 먹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고, 참나무 고목이 있는 안부를 지나 계관산 2.4km, 북배산 1.6km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올라선 곳이 680m봉이다. 다시 바위지대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면→계관산 1.18km, ←북배산 2.82km의 이정표와 역시 고목나무 한그루가 서있는 싸리재에 도착한다.

 

지척에 보이는 계관산(736m)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산행에 지친 몸으로, 깔딱 고개처럼 보이는 비알 길에서 앞 사람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 나의 한계라는 것을 실감하며“나이 앞에 장사 없다”는 사실을 되씹는다. 정수리에 올라서면 검은 오석의 정상석이 자리를 잡고, 지나온 능선들이 주마등처럼 북배산, 가덕산, 그 너머로 촉대봉과 응봉이 가물거린다.

 

우측으로 내려서는 가파른 벼랑길은 남서쪽 422.5m봉을 지나서 가평읍과 목동 사이의 개곡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이고, 남쪽의 방화선을 따라 내려서는 지맥이 춘천 312, 2005년 재설의 삼각점이 있는 665봉(작은 촛대봉)에서 직진을 하면 삼악산으로 이어지고, 남서쪽으로 진행하면 월두봉(466m)까지 이어진 후 북한강에서 끝을 맺는 화악지맥이 된다.

 

가평 개곡2리 6.1km, 삼악산 8km, 계관산900m의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고도를 낮추며 392봉에 내려선 뒤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활등같이 휘어지는 능선에서 오르내리는 기복이 심한 구간으로 무성한 숲속에서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가일고개를 지나 마루 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월두봉(466m)까지 의외로 잦은 오르내림의 연속이고, 월두봉 오름길은 바위지대를 몇 차례 오르내린다.

 

산내교를 지나면 우측으로 임도가 나타나고 빼꼼이 틔워진 임도를 따라가면 길옆으로 보납산 들머리 이정표가 손짓을 하고, 15분 만에 주을실 고개에 도착한다. 보납산 4.55km의 이정표가 있는 오른쪽 숲속으로 들어서면 예상보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가 급사면을 이룬다. 숨이 턱에 차도록 안간힘을 쓰며 20여분을 기어오르면 밀림과도 같이 무성한 숲속에 안부가 나타나고 이곳에도 보납산 4,05km의 긴급조난 구조의 이정표가 왼쪽으로 방향을 지시하고 산악회의 수많은 리본들이 외로운 산 꾼을 반가이 맞아준다.

 

물안산(438m)의 정상이 오른쪽의 지근거리에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하며 발길을 돌리는데 심심찮은 암릉길이 나타나고 가파른 벼랑에 걸려있는 로프를 잡고 산파바위를 빠져나오면 물안산 정상이 노송의 그늘아래 우뚝 솟아오르고, 급경사 암반 아래로 펼쳐지는 가평천의 절경이 장관이다. 되돌아 내려온 안부에서 시작되는 보납산의 주능선은 아기자기한 암릉 으로 주위에 펼쳐지는 경관은 3-400m의 낮은 산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급경사를 이룬다. 좌측으로는 북한강이 우측으로는 가평천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노송의 그늘아래 펼쳐지는 널찍한 쉼터는 가족나들이에 더할 나위없는 안식처로, 홍천의 팔봉산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암릉 길이 이어진다.

 

천의 얼굴을 가진 보납산.

주능선의 길이가 5km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산세는 기암절벽의 스릴 넘치는 암릉 구간에 낙락장송 휘늘어진 전망대바위, 수 백길 절벽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산자락을 휘감아 돌고, 철마의 기적소리와 함께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는 흘러가는 운해사이로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405봉을 지나며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도 자취를 감추고 신갈나무 무성한 숲 사이로 들어서면 융단을 깔아 놓은 듯 포근한 비단길이 이어지는데 강원도의 심심산골에 들어온 듯 울창한 숲 속에 빠져든다.

 

보납산 3,05km, 주을실 3,11km의 구난구조 5번의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며 우측으로는 가평을 상징하는 잣나무 군락이, 좌측으로는 신갈나무 숲이 사이좋게 경계를 이루며 자생하고 있는 삼림욕장이 펼쳐진다. 중간 중간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무성한 숲 사이로 주능선을 따라 40여분을 진행하면 운동시설이 있는 안부에 도착하는데 직진을 하면 보납산 0,48km에 15분 거리이고 좌측으로 강변 산책로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따라 지맥이 흐른다.

 

하지만 지맥에서 비껴서있는 가평의 보석 같은 보납산을 어찌 외면 할 수 있으리오. 정상은 어느 곳 하나 수월한곳이 없듯이 코가 땅에 닿도록 급경사를 이룬 오름길에 거친 숨소리만이 숲속에 가득하다.

 

잠시 후 보납산의 정상에 올라서면 대리석으로 만든 아담한 정상 표지석이 자리를 잡고 삼각점 옆에는 지석 삼각점 인식표가 눈길을 끄는데  경기 가평군 읍내리 산 18-1번지에 경기 200번의 삼각점으로 표고 331,15m에 지적 측량을 위한 지점으로 훼손이 되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경기지사의 안내표지석이 1981년 10월 설치되어 있다.

 

석봉(石峰)이라 불렀다는 이곳은 명필 한 석봉과 인연이 깊은 곳으로 선조 32년(1599년) 가평군수로 부임한 한호(韓濩)가 보납산을 수시로 오르내리며 아름다운 풍광에 심취한 나머지 자신의 아호를 이 산의 이름을 따서 석봉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보납산의 숨은 절경은 정상에서 제재소가 있는 급경사 하산로인데 5-60도의 가파른 벼랑길은 가슴이 서늘하도록 현기증이 일고 중간 중간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그림 같은 가평시내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한북정맥의 도마봉에서 시작된 화악지맥이 44.5km의 긴 여정을 마치고 북한강에 꼬리를 내린다.

출처 : 풍운아
글쓴이 : 풍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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