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

[스크랩] 한북정맥. 7부 : 천마지맥

트둥 너굴 2009. 10. 1. 15:42

 

 

                       천 마 지맥 - 50 km

 

 

                   제 1 구간 명덕 삼거리 - 과라리 고개 / 20.5km

 

운악산을 지나온 한북정맥이 명덕 삼거리에서 서파 검문소(47번국도)를 건너 주금산(812.7m), 철마산(709m), 천마산(810m), 백봉(587m), 고래산(528m), 갑산(547m), 예봉산(683m)을 거쳐 팔당호에 이르러 50여 km의 여정을 마치는 천마지맥이다. 또 한 천마지맥의 주금산에서 분기한 축령 지맥은 조종천의 서쪽 벽을 이루며 서리산(825m), 축령산(879m)을 거쳐 오독산(624m), 은두봉(678m), 깃대봉(623m) 직전에서 청평대교로 내려서는 20여 km에 이른다.

 

수원산에서 지맥의 종주를 시작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포천에서 택시로 이동을 하여 굴고개에 올라섰지만, 민간인의 출입금지라는 경고문 앞에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할 일없이 56번 지방도로를 따라 서파 검문소까지 내려오게 된다. 서파 검문소의 고향촌 식당 앞에서 시작하는 들머리에는 바람에 나부끼는 리본이 반겨주고, 낮은 구릉에 올라서면 생각보다 시원하게 산길이 열린다. 등산인구 500만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이름 없는 산과 계곡에도 선답자 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이래저래 산 꾼들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아닌가?

 

남진하는 정맥은 큰 기복 없이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고, 우측으로 연결되는 안부의 갈림길을 지나 곡강 배씨의 묘지를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에 이른다. 안부에서 완만한 오름길을 지나 낮은 구릉에 도착하면 좌측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고 우측으로 돌아가는 지점에서 임도를 버리고 산길로 접어들어 소나무 숲을 지나며 고도를 높여간다.

 

산을 오르다 힘이 부치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마련이라, 숨을 돌릴만한 절개지에 올라 뒤 돌아 보는 운악산은 동양화의 진수를 대하는 듯, 화강암 덩어리의 암 봉들이 아침햇살에 눈이 부시다. 47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수원산(710m)의 정수리에는 군부대의 시설물이 자리를 잡고, 정맥의 줄기 따라 하늘 금을 이루며, 서파 검문소 쪽으로 지맥의 줄기가 선명하게 이어진다.

 

유난히 포근하고 눈이 적은 겨울 탓으로, 눈을 씻고 봐도 눈은 보이지 않고, 무성하게 싸인 낙엽이 발길에 채 인다. 먼지가 풀풀 나는 산등성이를 넘나들며 2006년 재설된 일동 449번의 삼각점이 있는 423봉에 올라서면 개주산(675m) 자락이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어른거린다. 지맥에서 비껴있는 산이기에 높은 봉우리를 바라보면서도 직접 오르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보지만, 산자락이 좌측으로 휘어지며 연결된 지맥의 588봉이 아닌가? 실망감을 앞세우며 묵묵히 발걸음을 이어가지만 산 너머 또 산이라 몇 구비 무명봉을 지난 뒤에야, 삼각점이 있는 588봉에 오른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바위에 걸터앉아 10여 분간 휴식을 한 다음 방화선으로 정비된 산등성이를 따라 오르는 중에, 이번에는 정말로 개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의 산하를 오르다 보면 산등성이를 중심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불에 탈 만한 것을 없애고 어느 정도의 넓이로 빈 공간을 확보하였으니, 경기 북부지방의 산줄기에 조성된 방화선은 전국에서도 가장 모범적으로 관리를 하고 철저한 조림으로 잣 나무단지를 조성하여 전국 제일의 잣 생산지가 되었으니 가평군이 자랑하는 특산물이 아닌가?

 

왼쪽으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안부에 내려선 후, 정면의 억새가 우거진 봉우리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또 오르면 621.7m봉이다. 오른쪽으로는 내촌면 소학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좌측으로 방화선으로 연결되는 개주산의 갈림길이 되지만, 왕복 3km에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전면의 684봉에 도착하면 정상 1.95km ↓사기막(하산로) 2.33km의 이정표가 있다. 높이 올려다 보이는 전위 봉을 향하여 30여 분간 비지땀을 흘린 뒤, 바위와 철쭉나무가 어우러진 암봉에 올라서면 735봉의 정수리가 된다.

 

주금산의 정상이 정면으로 바라보인다. 한 고비만 넘기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덩굴과 잡풀들이 우거져있는 넓은 안부에 도착한다. 정상을 지척에 두고 오른쪽으로 베어스 타운 2.36km의 이정표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볍게 올라선 주금산(814m)은 천마지맥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정상에는 삼각점(일동 24  1983 재설)과 태극기, 등산 안내판, 포천시와 가평군에서 세운 표지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정상을 내려서면 바로 넓은 헬기장이 있는 805봉이다. 불기 3,05km 여래사 2,00km의 이정표가 있는 이곳에서 좌측의 불기고개 쪽으로 갈리는 줄기가 서리산(825m), 축령산(879m)을 거쳐 오독산(624m), 은두봉(678m), 깃대봉(623m) 직전에서 청평대교로 내려서는 축령지맥 분기점으로 20여 km에 이른다. 이곳 헬기장에서의 조망이 압권으로 청명한 날에는 도봉산과 북한산까지도 조망을 할 수가 있다. 철마산과 천마산은 물론이요, 동쪽의 화악지맥과 축령지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지나온 운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주금산의 명물인 독 바위의 기암절벽이 가슴속을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한편 서쪽은 겨울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는 베어스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주금산 종합안내도가 설치된 갈림길을 지나면 로프가 있는 암릉 길이다. 팔각정자가 있는 안부를 지나 헬기장에 도착한다. 정면으로 높게 솟아있는 철마산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를 내려오면 안내표지목(주금산 03-30)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낙락장송 휘늘어진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급경사 비알 길을 내려서면 우측의 안암절로 연결되는 안부 갈림길이다.

 

665봉과 605봉을 넘어선 후 송전탑을 지나 낙엽송과 잣나무 숲을 빠져 나오면 좌측으로 비금리와 우측 방향의 안암절로 이어지는 안부 갈림길에 도착한다. 시루봉(650m)에 올라 주위의 조망을 살펴가며 완만한 날 등을 40여 분간 진행하면 금단이 고개다. 철마산 정상 1.65km, 주금산정상 4.32km, 팔야리1.07km의 이정표가 있는 이곳은 오른쪽으로 진접읍 팔야리와 왼쪽으로 수동면의 금단골로 내려서는 길목으로 이곳에서 산행을 마감하기도 한다.

 

남쪽의 철마산 방향으로 가파른 비알 길을 올라, 661봉에 오르면 정면으로 775봉이 버티고 서 있으니 고갈된 체력으로 어찌 넘을지 암담하기 그지없다. M,B,C에서 금년의 四字成語로 정한 牛步千里야 말로 우리 산 꾼 들이 유념해야 할 진리로, 힘든 고비길 에서도 황소걸음으로 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을 이어가면 정상의 고지에 오르지 않겠는가?

 

775봉과 철마산(786m)북 봉은 지척이라, 한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목덜미에서 흐르는 땀을 훔치며 이것이 진정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승리감이 아닌가? 널찍한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으로 주위를 살펴보며 다음 헬기장이 있는 765봉에 올라선다. 진벌리 쪽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 있고 733봉을 지나 바위가 어우러진 내리막 능선의 바위지대를 통과하면, 안전로프가 걸려있는 약2m 정도의 직벽 바위를 내려서서 진벌리와 수동면의 수산리를 오가는 길재에 도착한다.

 

능선을 따라 철마부대가 세운 국기봉이 있는 전망 봉에 도착하면 기념식수 한그루가 반겨준다. 주위를 둘러본 후 50 여m를 진행하면 1994년 재설한 성동 427의 삼각점이 있는 철마산 남봉(709.5m)에 도착 한다. 쇠푸니 고개를 지나 578봉에서 동쪽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537봉과 이끼 낀 삼각점이 있는 510봉을 지나 과라리 고개에 도착한다. 남서쪽 오남읍 과라리 마을에서 북쪽의 수동면 물막골로 이어지는 고개 길, 건너편에는 작은 돌무덤과 그 옆에는 어느 시인의 과라리 아리랑의 표지판이 있어 지나는 행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라리 아리랑

산다는 게 살아간다는 게 모두 / 굽이굽이 돌아 산마루턱에 다다르는 / 산길과도 같아서 / 천 번을 다녀도 갈 적마다 새로운 것이 / 우리 인생 여정과도 같아서 / 늘 한자리에서 / 만고풍상 마다않고 얼싸 안는 모습이 / 따스한 어머님 품속 같아서 / 그래 많이 힘 들 제? / 여기 쉬었다 가거라. / 긴 숨 한번 들이켰다가 / 쭉 내뱉어 보거라 / 세상사 뭐 그리 부러운 님 없을 게다 / 그래도 어디 한 구석 짠 한데가 있거든 / 여기 과라리 고개 마루에 / 무심한 돌 하나 던지 거라 / 아리랑 아리랑 과라리 아리랑 / 과라리 과라리 울 엄니 아리랑 / 자 다시 시작 하거라 / 가는 길에 행여 고비를 맞거든 / 스스럼없이 이제 나를 밟고 지나가거라 / 무심하게 그냥 무심하게 since 1999, 6

 

                      제 2 구간 과라리 고개 - 먹치고개 / 17.5km

 

과라리 고개에서 시작하는 제 2구간의 진입로가 만만치를 않다. 예전에야 보부상들이 지름길로 이용을 하였지만, 요즈음 같이 편한 세상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도로를 따라 내달리는 자동차의 편리함에 으슥한 산길을 찾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래도 교통의 여건으로 보아 오남리 보다는 수동면 쪽의 수산리로 진입하는 것이 수월하다. 인적도 없는 산길에는 웃자란 가시덤불이 앞을 가리고 한 바탕 홍역을 치른 후에야 고개 마루에 도착한다. 철마산과 천마산의 거리가 각각 3km 남짓하니 중간거리로 보아 무방하다.

 

남쪽의 돌무더기가 있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따르다 참호가 있는 곳에서 잠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고 주변에는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많다. 약간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서서히 방향을 오른쪽으로 전환하며 고도를 높인다. 가파른 비알 길에는 바위지대가 가끔 나타나고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사이사이로 단풍과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봄에는 철쭉이요,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주능선을 오르내리며 676봉과 626봉을 지나면 보광사에서 올라오는 괄라리 고개에 도착한다.

 

아름드리 노송이 있는 쉼터에는 괄라리 고개 - 보구니 바위 표지판과 천마산<3-4>괄아리 고개라 표기된 119안내판이 있다. 천마산이 본격적으로 그 본성을 들어내기 시작하는 보구니 바위까지의 길 위에는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아선다. 그 바위를 돌아 나가면 다시 거대한 바위 오름길이 수직으로 솟아오르고 아슬아슬한 비알 길에서 바위틈을 잡고 씨름을 한다. 멸도봉(795m)에 오르자 처음으로 천마산이 얼굴을 내밀고 돌핀 샘을 지나 직진 방향으로 좁은 바윗길에서 로프를 잡고 조금씩 정상을 향한다. 드디어 올라선 정상(812m)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정상석과 1983년 복구된 양수21의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날카로운 암 봉들 사이로 비좁은 공터를 이룬다.

 

천마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절경으로 인근의 백 여리의 산과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은 천마지맥의 주봉으로 손색이 없다. 천마산의 산세가 험하다보니 곳곳에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암벽과 동굴이 있는데, 이곳이 임꺽정이 은거하던 곳이라 하여 임꺽정 바위라 부르고 남쪽으로는 천마산 스키장이 있다.

 

잠시 후 마치고개를 향하여 출발한다. 바위지대를 지나 이정표(↖관리사무소2.72km, 마치고개3.6km↗, 정상0.18km↓)가 있는 곳을 통과하여 마치고개를 바라보며 남쪽으로 내려선다. 바위가 어우러진 가파른 길을 내려서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는 호평동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마치고개는 직진으로 내려간다. 높지 않은 전방 바위는 뚜렷하게 길이 나있고 바위 아래로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안전로프 바위를 내려서 잠시 후 앙증스럽게 만든 작은 돌탑을 지나서부터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는 안부를 지나면, 곧 바로 409m봉 오름길이다. 오른쪽에 호평동으로 내려가는 산길이 잘 나있고, 10여 분 더 나아가 천마산스키장 슬로프 상단을 지나서 내려가는 길에 356봉 삼각점(408, 1978.11 복구)이 풀숲에 묻혀 있다. 완만하고 평탄한 능선을 따라 진행하는 편안한 발걸음에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슬로프를 질주하는 메니아들의 멋진 묘기를 바라보며, 좌측 능선으로 올라 조망이 터지는 쉼터에서 숨을 고른다.

 

잠시 후 천마산 스키장 최남단 슬로프가 있는 곳에 올라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며 내리막을 따라 헬기장 안부를 지난다. 왼쪽으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46번 일반국도(구도로)가 지나는 마치고개에 도착하여 도로를 건너면 1등 수준점(2006년 설치)이 있다. 

 

수준점이란? : 지면의 높이 (표고, 해발고도)를 측량하는 기준점으로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설치 관리하는 국가 중요 측량시설이며, 해발 560m 라고 하면 우리나라 높이의 기준인 인천 앞바다 평균 해수면으로 부터의 차이를 말한다.

 

마치고개에서 백봉까지는 약 2.3km이지만 고도를 높여야 하는 오름길이라 체력의 안배를 잘해야 하는 구간이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마을사람들의 산책코스로 널찍하고 뚜렷하다. 갈참나무를 주종으로 하는 활엽수림이 하늘을 가리고 한 겨울의 앙상한 가지들이 을씨년스럽다. 몇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호젓한 능선을 올라서면 통나무 벤치가 있는 쉼터에는 백봉산 2-2 기도원의 119구조대 안내판이 있다.

 

노송과 아름드리 참나무 숲을 지나면, 능선 왼쪽으로 비전힐스 골프장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조망이 트인 오르막을 쉬엄쉬엄 올라서면 백봉산 2-3 119구조 안내판과 오래 된 통나무를 걸쳐 놓은 쉼터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서울 리조트의 슬로프에는 설원을 지치는 스키어들의 힘찬 날개 짓이 생동감 넘치고, 절개지 바위 봉을 지나 아슬아슬한 절개지의 벼랑위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서면 통신시설이 있는 서울리조트의 상단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으로 시원스레 펼쳐지는 리조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의 천마산이 마테호른처럼 피라밑의 삼각형으로 돋보인다. 천마지맥이 50여 km에 불과한 짧은 산줄기이지만 험준한 산세에다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인 여건으로 주금산과 천마산, 백봉에 스키장이 개설되어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사랑을 받고, 광릉C.C 와 비젼힐스 CC에 해비치 골프장까지, 피로를 풀어주는 위락시설로 각광받는 곳이 아닌가 싶다.

 

안부에서 오르막 능선으로 난 일반등산로를 따라 백봉(589.9m)에 도착한다. 아담한 정상석과 삼각점(양수 316 1988재설)이 있는 정수리에는 백봉산 1-4, 119 구조 안내판이 자리 잡고 조금아래 헬기장에는 ↖2.49km 묘적사, 진곡사 4.53km↗, 마치고개 2.51km↓로 표기되어있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조망 또한 거칠 것이 없어서 남쪽으로는 진행하게 될 지맥의 줄기가 시원하게 뻗어 내리고, 갑산 뒤편으로 운길산과 예봉산이 힘찬 날개 짓으로, 한강기맥의 주봉인 용문산까지 시야에 가득하다.

 

백봉에서 진행할 마루금은 헬기장을 지나 묘적사(동남 방향)쪽으로 이어진다. 수레넘이 고개까지는 십리길(3.9km)이지만 평탄한 능선을 따르게 되는데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며 70번 송전탑이 있는 안부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406봉)에서 묘적사 쪽을 버리고 왼쪽으로 뚜렷한 일반등산로를 따라야 한다. 계속 길 좋은 산책로 수준의 일반등산로를 따르다 갈림길에서 왼쪽의 불당골 하산길이 아닌 능선으로 직진을 하여 원두막 정자가 있는 339봉에서 남쪽으로 송전탑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한동안 주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67번 송전탑이 있는 곳을 지나 능선이 좌우로 갈라지는 곳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들리는 왼쪽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능선을 내려서면 폐허가 된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차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고 잠시 후 8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2차선 포장도로의 수레넘이 고개 절개지 위에 올라선다. 억새와 찔레, 산딸기 덩굴이 무성하고, 절재지 위 높게 설치 된 철조망을 통과하기 어려우니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미리 절개지를 내려서야 한다.

 

남양주시의 월문리와 차산리를 넘나드는 수레넘이 고개는 차산리 쪽으로 녹산 골프장이 공사 중이고 먹치고개 까지는 3.8km가 남았다. 눈 쌓인 응달 편은 바라만 봐도 기가 질린다. 엎어지고 자빠지며 338봉에 올라서면 좌측으로 인적이 끊긴 골프장에는 고요한 정막 속에 삭막하기 그지없다. 골프장의 경계선을 따라 송전탑을 지나면 해비치C.C의 정문에 이르고 우측으로 진입로가 월문리의 여계 골과 연결된다. 주능선을 따라 헬기장터에 도착하고 헬기장 바로 위에서 능선이 갈라진다. 

 

좌측(동쪽)으로 평탄한 능선은 고래봉(531m)을 지나 재재기 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의 가파른 능선이다. 다소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 좌우로 작은 바위가 서있는 숲을 빠져 나오면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고, 능선위에 59번 송전탑이 있다. 가파른 능선을 따라 들길을 내려서면 "山野" 음식점 등 몇 개의 음식점이 2차선 도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먹치고개에 도착하며 2구간의 산행도 마감을 한다.

 

                           제 3 구간 먹치고개 - 양수리(봉안 마을) / 12.3km

 

먹치 고개는 조안면 송촌리에서 시우리를 지나 읍(면) 경계인 와부읍 월문리로 이어지는 2차선 고개마루이다. 도로를 건너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능선의 왼쪽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약50m 정도 진행하면 검은 비석이 많은 新安朱氏(신안주씨) 가족묘역이 나타나고 능선을 올라서면 작은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남서 방향으로 뚜렷한 등산로를 따르면 완만한 능선 길은 서서히 경사가 심해지며 고도를 높인 후 왼쪽 내치마을에서 오르는 능선과 만나는 능선갈림길에 이른다.

 

수 백 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노송의 그늘아래 널찍한 쉼터가 쉬어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을 따라 한 동안 오르면 작은 통신시설이 있는 갑산(546m)의 정상이다. 갑산에서 평탄한 길을 따라 10여분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524봉과 조조봉을 지나 와부읍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계속 고도를 낮추며 내리막 능선을 따르면 조안면  시우리(광명)에서 와부읍 도곡리(자운동)를 오가는 새재고개 네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스텐레스 기둥에 갑산 1.0km↑, 약수터 0.4km, 도곡3리4.0km→의 이정표가 있다. 이곳부터는 예봉산이나 운길산으로 오르는 정규 등산로가 이어지고 송전탑을 지나 잠시 고도를 높여 오르면 운길산과 예봉산 능선의 분기점인 갈림길에 도착한다. ←약수터, 운길산, 정상3.28km→, 하산 길(도곡리)2.79km↓의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왼쪽은 운길산으로 이어지고 천마지맥은 오른쪽 예봉산 방향이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르면 세정사로 내려서는 새우젓고개에 도착하고, 오른쪽 팔당 방면으로 조망이 터지는 공터를 지나 오른쪽 연세대 농장에서 오르는 미덕고개 능선 갈림길을 통과한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등산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진 바위 암봉의 적갑산(560m)에 오르지만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 적갑산에서 예봉산은 남쪽 방향으로 1.42km가 된다.

 

쉬엄쉬엄 능선을 따라 오르면 지금까지 전망이 가장 좋은 쉼터에 도착한다. 나무벤치와 비닐 막으로 둘러친 간이매점이 있는 쉼터를 지나 올라선 곳이 철문봉(630m)이다. 예로부터 이곳에는 나무가 많아 한양의 땔감을 공급하던 곳이다. 지척에 보이는 예봉산 가는 길에는 너른 분지에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제법 가파른 비알 길에서 숨소리도 턱에 차오르고 목덜미로 흐르는 땀방울을 훔치며 올라선 곳이 예봉산(683m) 정상이다.

 

683봉의 정수리에는 원색의 물결로 입추의 여지가 없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은 천마지맥의 끝자락에 우뚝 솟은 고봉답게 수 백리 산자락이 시야에 가득하다. 이곳의 매력은 운길산과 연계하여 종주하는 코스로, 조안면 진중리의 분지를 가운데 두고 돌아가는 말발굽 형태로 7시간이 족히 걸리는 장거리 이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맞은편의 산세를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과 양수리의 두 물머리와 팔당댐의 너른 호수 위를 거니는 듯 끝내주는 조망이 압권이다.

 

초가집 추녀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에 쨍하고 산산 조각이 날것만 같은 碧空에 눈이 시리고 살갗을 파고드는 영하의 날씨는 체감온도를 한 없이 끌어 내린다. 밀려드는 인파에 자리를 내 주고 천마지맥을 따라 율리봉(587m)으로 내려서면 남쪽으로 예빈산이 높아 보이고 율리 고개에 이른다. 이정표(←1.6km예봉산, 조안리3.6km↑, 팔당역2.6km↓, 예빈산0.7km→)가 있다. 이곳 율리재는 상팔당에서 조안리로 넘어 가는 고갯길 이다.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안부에는 수 백 년은 됨직한 소나무가 자리를 잡고 응달진 빙판길에서 한 바탕 씨름을 한 뒤에야 예빈산의 직녀봉(589m)에 올라선다.

 

배를 타고 영월, 정선, 충주, 단양, 춘천을 오고 가던 길손들이 한양을 떠나면서 삼각산이 보이는 이곳에서“예”를 갖추었다고 해서 “예빈산”이라 하지 않았던가. 예봉산 제일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검단산이 팔당의 협곡을 사이에 두고 천혜의 요새지로 입맞춤 하고 북녘으로 흐르는 강물 따라 천년고도 서울의 빌딩숲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암릉을 올라서면 예빈산의 견우봉(581m)이라, 이곳 또한 시원한 조망 터로 팔당댐의 푸른 물이 넘실거린다.

 

강 아래는 줄어든 수량으로 강바닥이 배를 드러내고 여울물 따라 사행천을 이루고 있다. 고도를 낮추어 내려서면 승원봉(470m)에 이르고 양수리의 두 물머리가 바라보이는 전망대로 그 옛날 다산 정약용이 이곳에 올라 청운의 꿈을 키우던 곳이라고 한다.

 

머리 풀어 헤친 겨울햇살이 두 물머리 호반위에 내려앉으면 능 내리의 산자락이 살포시 고개 숙이고 육지속의 바다가 너른 가슴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을 품어 안는 두미강(양수강)이 펼쳐진다. 가파른 비알 길에도 낙엽이 지천으로 발길에 채이고 천주교 공원묘지에 도착하며 50 여km의 천마지맥도 마감을 한다. 남양주시에서 정성들인 이정표와 자연을 노래한 시들이 삭막한 우리의 가슴에 훈훈한 불길을 지피고 나른하던 몸에도 생기가 돋는다.

 

                        축 령 지맥 / 20여 km

 

축령지맥은 천마지맥의 주금산(814m) 정상에서 남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넓은 헬기장에 불기고개 이정표가 있는 곳이 분기점이 되어 동쪽의 비알 길로 내려서게 된다. 길이는 20여 km에 불과하지만 서리산(832m)과 축령산(886m)의 산세가 만만치를 않아 건각들의 행보로도 하루에 종주하기는 벅찬 구간이라 할 수 있다. 내촌에서 분기점까지의 진입로가 2km에 불과 하지만 가파른 비알 길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분기점에서 불기고개 3,05km의 이정표는 몽골 문화촌까지의 거리이고 불기고개까지는 1.9km로가 된다. 362번 지방도로인 불기고개까지는 급경사 비알길이라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남동방향으로 중간지점에 이르면 전망 좋은 휴식 터가 있고, 이곳에서 직진을 하면 몽골문화촌으로 내려서는 길이고 불기고개는 동쪽(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649봉에서 내려서는 비알 길은 한 겨울에는 특히 빙판길에 조심을 해야 하고, 절개지의 펜스가 터진 곳으로 내려선다.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하면(현리)의 경계를 이루는 불기고개에서 서리산 까지는 3.4km의 제법 긴 구간이다. 서리산의 이정표가 있는 동쪽을 들머리로 진행을 하면 양지바른 언덕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목조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어 모처럼 가슴속의 묵은 찌꺼기가 씻겨 내리는 듯, 마음이 상쾌하다. 잡목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며 정성들인 잣나무가 하늘 숲을 이룬다.

 

서리산 3.1km의 이정표를 지나면 아름드리 굴참나무 아래 목책으로 만든 쉼터가 행락객들을 반겨준다.이곳의 쉼터는 마을사람들이 산림욕을 위해 설치한 것인 듯, 철쭉제로 유명한 서리산의 등산로는 이곳이 아니고 외방리의 전지라 골인 탓에 이곳은 종주 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아주 한적한곳으로 평일이라면 하루 종일 마주치는 사람하나 없는 외진 곳이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면 동남쪽으로 서리산이 모습을 보이지만 전위 봉들이 앞길을 가로 막는다.

 

가파른 비알 길에는 고로쇠 채취의 흔적으로 비닐 호수들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가쁜 숨 몰아쉬며 화채봉(649m)에 오른다. 비로소 서리산의 정상도 지척에 바라보이고 내방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서 등산로도 널찍하게 펼쳐진다.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진 암릉길을 올라 자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며 서리산의 철쭉 동산이 시작된다.

 

억새와 암릉이 어우러진 서리산 오르는 길은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이 장관이다. 북쪽으로 개주산 너머로 운악산이 운무 속에 자태를 들어내고, 서쪽으로 주금산에서 흘러내리는 천마지맥이 비단결 같다. 완만한 능선에서 모처럼 여유를 갖고 사색을 즐긴다. 서리산 서북쪽의 단애를 이룬 응달편의 철쭉나무에 서리가 내리면 한 겨울이 다가도록 녹지 않아 서리산(832m)이라 했다고 하는데 한자로 서리 '상(霜)' 자를 써서 상산(霜山)이라고도 한다.

 

돌탑과 정상석이 있는 정수리는 평평한 분지로 많은 인원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축령산과는 2.8km의 거리를 두고 있는 산으로, 축령산이 잣나무 숲이 울창한 산이라면 서리산은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의 특성을 살려 정상부근의 17,000여 평에 철쭉나무를 심고 매년 5월이면 철쭉제를 개최하여 남양주시의 문화축제로 승화 되었으니,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의 모형 속에 철쭉의 동산이 전개된다고 한다.

 

축령산 가는 길은 방화선으로 정리가 되어 있고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라 신작로보다도 널찍하다. 탄탄대로에는 한 여름 난초지초 흐드러진 꽃들로 동산을 이루는 벌 나비의 천국인데, 특히 이곳에는 둥굴레의 자생지로 잣나무의 향기 속에 청초한 꽃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억새가 군락을 이루는 절 고개에서 우측으로는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좌측의 잣나무 숲속으로 열리는 길을 따르면 행현1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조선왕국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에 사냥을 왔다가 짐승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는데 몰이꾼의 말이 이 산은 신령스러운 산이라 산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하여 산 정상에 올 라 산신에게 제를 지낸 후에야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부터 제를 올린 산이라 하여 축령산(祝靈山)이라하고, 비룡산(飛龍山) 혹은 오득산(五得山)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곳은 산삼을 캤다는 신문기사가 심심치 않은 곳이다. 또한 이곳은 가평군의 상징인 잣나무의 조림지로 가평팔경의 하나인 축령백림(祝靈柏林)이라 부르고 있다.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을 정도로 울창한 잣 나무숲 사이에서 진땀을 흘리며 올라선 축령산(879m)의 정상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조종천과 수동천 사이에 솟아 있다. 태극기와 돌탑, 검은 오석의 정상석이 있는 정수리는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막힘이 없다. 단애를 이룬 암릉에는 수 백 년 인고의 세월을 지나온 낙락장송이 축령산의 정취를 물씬 풍겨주고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는 암릉 길에서 오금이 저려온다.

 

스릴 넘치는 암릉을 계속 따라가면 조선시대 남이 장군이 심신을 수련했다는 남이바위와·수리바위를 지나 휴양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축령지맥은 좌측의 능선을 따라 수레넘이 고개로 내려선다. 비포장도로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이곳은 수동면의 입석리와 상면의 임초리를 이어준다. 사방을 둘러봐도 지극정성으로 가꾸어온 잣나무들이 싱그러운 향내를 뿜어내며 질서정연하게 하늘을 뒤덮고 있다. 또한 임초리 쪽으로 내려서면 가평이 자랑하는 아침 고요 수목원이 있고 축령산 정산까지1.7km이고 파워 고개까지 2.2km 가된다.

 

또 다시 외로운 고행이 시작된다. 375m의 수레넘이 고개에서 250m의 고도차가 있는 오독산은 삼각형의 뾰족한 산으로, 겨울 내내 쌓인 눈 위에는 오간 사람들의 흔적도 없이 음산한 바람만이 귀전을 때린다. 아슬아슬한 벼랑길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투를 벌인 끝에 올라선 오독산. 624m의 정수리는 가시덤불에 둘러싸인 암봉으로 아무런 표시도 흔적도 없다. 고통을 이겨낸 보상이라도 받는 듯,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으로 가슴속이 후련하고, 건너편으로 깃대봉에서 은두봉까지 흐르는 종주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쪽의 임초리 계곡에는『아침고요 수목원』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북쪽으로 축령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천의 얼굴을 가진 산을 실감이라도 하듯, 파워 고개로 내려서는 사양 진 비알 길에는 눈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볼 수가 없고, 무릅까지 빠지는 낙엽사이로 먼지만 펄펄 날린다. 바람 빠진 고무풍선처럼 내딛는 발길마다 낙엽에 미끄러지며 엉덩방아 찧기에 십상이라 신경이 곤두선다. 오금저리는 비알 길에서 진땀을 흘리며 파워 고개에 내려선다. 나는 새도 넘지 못할 오독산(624m)과 은두봉(678m). 피라밑 두개를 잇대어 놓은 듯 고개 마루에는 음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북쪽의 임초리와 남쪽의 입석리 파워 마을을 오가는 고개라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끊긴지 오래인 듯 가시덤불만 무성하고 파워마을 쪽으로만 희미한 발자취가 남아 있다.

 

은두봉 오르는 길은 기어가기에도 벅찬 빙설의 천국이다.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하고, 쇠 음달 눈구덩이 속에서 악전고투 끝에 올라선 은두산(678m)의 정수리는 널찍한 헬기장에 정상석이 자리 잡고, 축령산 방향4.2km,  원대성리 5.4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이곳 또한 툭 터진 조망으로 주위의 산들이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서쪽으로 보이는 천마산이 단정한 용모에 눈길이 가장 먼저 간다. 철마산에서 주금산까지 흐르는 능선이 비단결같이 부드럽고, 북쪽으로 축령산이 오독산을 품에 안고 정점을 이루며, 그 뒤편으로 운악산의 암봉들이 하늘 금을 이룬다. 남쪽으로 내려서면 원대성리로 가는 길이고 동쪽의 완만한 능선으로 진행을 한다.

 

오르락내리락 완만한 능선을 거니는 발걸음에 눈을 밟는 소리마저 경쾌하게 들리고 697봉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펼쳐지는 깃대봉이 갈참나무 사이로 어른거린다. 깃대봉 까지는 4.5km. 어려운 고 빗길을 다 지나고 여유만만한 주능선만 남았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발길을 이어간다. 남쪽으로 참나무 등걸사이로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이는 화야산. 그 너머로 중미산과 용문산이 아스라이 자리를 잡고 서남쪽으로 문안산 뒤편으로 운길산과 예봉산이 눈도장을 찍고 있으니, 모두가 나의 발자취가 스쳐간 곳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은두봉이 명당자리인지 깃대봉으로 향하는 줄기의 계곡마다 기도원들이 자리 잡고 있으니, 697봉에서 분기하는 안대성골에는 승리기도원이, 610봉이 분기하는 원천동에는 중앙기도원, 쌍두봉에서 분기하는 한얼산 기도원이 울창한 잣나무 숲속에 자리 잡고 있어 신성한 기운이 감돈다. 주능선의 정상에는 참나무 종류의 활엽수림이 무성하고 산의, 칠부 능선까지는 빼곡히 들어찬 잣나무가 천지를 이루고 있다. 드디어 깃대봉(644m)의 정상에 올라서면 초창기 가평군에서 세운 표지석과 무인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소석촌과 북한강의 청평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화야산과 고동산의 줄기가 시원하게 이어진다.

 

623봉에 올라서면 팔각정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오고 계속 직진을 하여 조종천이 바라보이는 벼랑에서 우측의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46번 경춘 국도를 가로지르는 은 고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115봉에 올라 안말로 내려서서 조종천의 수중보아래서 축령 지맥의 20km도 생을 마감한다.

출처 : 풍운아
글쓴이 : 풍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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