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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북정맥. 6 부 : 명지지맥

트둥 너굴 2009. 10. 1. 15:42

 

                       명지지맥 - 41.6km

 

                제 1 구간 망구대 분기점(890m) - 우정고개(622m) / 13km

 

한북정맥이 강씨봉을 지나 오뚜기 고개로 내려선 뒤 가파른 방화선으로 올라선 곳이 890봉의 귀목봉(1.036m) 갈림길이다. 가평군 북면과 하면, 포천시 일동면의 삼개면 경계봉으로 생태계보전지역이란 표지목이 있고, 좌측(동쪽) 면 경계를 따라 귀목봉(1.036m)을 지나 명지산(1.252m, 1.9km 벗어나 있음), 연인산(1.068m), 대금산(706m), 불기산(601m)을 지나 주발봉(489m), 호명산(632m)까지 흘러내린 능선이 청평 호수에서 생을 마감하는 41.6km의 산줄기를 명지지맥이라 하고 북한강에 합류한다.

 

명지지맥의 분기점 또한 접근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일동면의 기산리에서 오뚜기 고개로 오르는 길도 있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청평버스 터미널에서 장재울 행 8시 50분 차편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장재울 마을입구의 다리를 건너며 좌측으로 산판 길을 따라 들머리가 시작되고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가파른 비알 길을 치고 오르면 한북정맥의 날 등에 올라선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1km를 진행하면 청계산 2.7km, 귀목봉1km, 오뚜기 고개0.7km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측(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면 북쪽으로 경기도의 오지인 강씨 마을이 보이고, 오뚜기 고개에서 내려서는 임도가 계곡을 파고들며 산자락을 휘감아 돈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귀목봉(1.035m) 정상이다. 10여 평 남짓한 좁은 공터의 정수리는 수십 길 벼랑위에 우뚝 솟아있어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시원한 조망 터로, 한북정맥의 줄기 따라 국망봉에서 강씨봉으로 청계산을 지나 운악산까지 힘차게 이어나가고 동쪽으로 경기 제2봉인 명지산(1.263m)을 중심으로 지맥의 주봉인 연인산(1.068m)으로 향하는 줄기가 시야에 가득하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가파른 비알 길로 이어지고 잠시 후 귀목고개(775m)에 도착한다. 가평군 하면 상판리의 장재울에서 가평군 북면의 적목리 논남기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이곳은 서쪽의 귀목봉과 동쪽의 명지3봉을 사이에 둔 잘록한 안부로 6.25전쟁 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상판리 2.5km, 적목리 3.2km, 명지산3.7km, 귀목봉1.1km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동쪽으로 오르는 능선은 가파른 비알길이다.

 

깔딱 고개를 치고 오르는 1.8km가 지루하도록 멀어만 보이고, 명지3봉(1.200m)에 오르면 명지산이 동북쪽으로 2km거리에 비켜나있어 눈길이 가지만 여러 번 다녀온 곳이라, 미련을 버리고 남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지맥의 줄기에서 높이 솟아 있는 연인산(1.068m)을 목표로 아재비고개(810m)로 내려서는 비알 길에서 속도감이 붙고 20여 분만에 안부에 도착 한다.

 

명지산 3.3km, 연인산3.3km, 백둔리 2.3km의 이정표에서 보듯이, 우측의 상판리와 좌측 백둔리를 오가는 길목이다. 내려온 만큼 올라서야하는 등산로는 피곤하기 그지없다. 인간이 의지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시험장으로 날숨과 들숨의 반복운동으로 숨을 헐떡이고, 몸무게만큼이나 다리에 부담을 주는 무게에 짓눌려 비지땀을 흘린다. 오르고 또 오르고 고난의 시간이 지나면 환희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정상석의 글귀에서 보듯이, 정겨운 연인산(1068m)의 너른 공터는 사방팔방 막힘없이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 연인산은 옛날 길수와 소정이의 애틋한 사랑이 얽여 있고, 근래 화전민들의 애환을 간직 한 채 가시덤불로 덮여 있던 우목봉을 1999년 3월 15일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소망을 기원하기 위하여 "연인산(1068m)" 으로 개명을 하고, 철쭉제를 시작하면서 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연인산 서남쪽의 전패봉(906봉)은 우정봉, 전패고개는 우정고개, 동남쪽의 879봉은 장수봉으로 연인산에서 뻗은 각 능선에 우정, 연인, 장수, 청풍 등의 이름을 붙였다. 

 

새로 심은 철쭉들이 꽃동산을 이루는 안부를 지나 서남쪽으로 완만하게 펼쳐지는 능선에 올라서면 우정봉(906m)에 이르고, 정상보다도 더욱 화려한 철쭉의 동산에 현혹된 상춘객들이 자리를 잡는다. 정상에서 우정고개까지는 4.3km의 먼 거리지만 부드러운 능선에 만발한 철쭉에 취해 편안한 산길이 열리고 이곳에서 제1구간을 마감한다.

 

이곳 또한 진입로가 멀리 떨어진 단점이 있어, 왼쪽으로는 연인산 제일의 비경인 용추구곡이 있는 계곡으로 10.2km의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시간이 넉넉하다면 한번 다녀갈만한 곳이고,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 국수당까지도 1.6km가 된다.

 

                     제 2 구간 우정고개(622m) - 빗 고개(46번국도) / 15.7km

 

출발지인 우정고개는 연인산 4.3km, 용추 휴양주차장 10.2km, 국수당 1.6km, 매봉2.69km의 이정표에서 보듯이 마일리에서 들머리를 잡아 국수당 오름길을 길잡이로 해야 한다. 남쪽으로 방화선을 따라 이어지는 지맥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억새와 산딸기, 산초가시와 씨름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울창한 활엽수가 병풍처럼 주위를 온통 둘러싸고, 그나마 방화선이 아니면 한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종주를 한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접어야 한다.

 

철쭉마저 꽃잎을 떨 구고 성질 급한 원추리가 고개를 내미는 6월이 되면, 한낮에는 땡볕이고 그늘이고 줄줄이 흐르는 땀으로 주체를 못하는 판에, 후덥지근한 숲속을 기어오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초반부터 더위의 기승에 주눅이 들어 구슬 같은 땀방울을 연신 훔치며 올라선 매봉(929m)의 정수리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태양열을 이용한 무인감시초소와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는 헬기장이 자리를 잡고, 표시 없는 삼각점과 우정고개 2.69km, 회목고개 1.4km, 깃대봉1,8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좌측의 회목고개 쪽으로는 지난해 답사를 다녀온 곳이다. 회목고개에는 마을의 수호신인 고목나무가 있고, 치성 드린 색색의 헝겊이 걸려있어 스산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칼봉(900m)을 지나 서쪽의 벼랑길로 내려서면 연인산에서 발원한 용추계곡의 비경이 펼쳐진다.

 

하루 종일 산길을 걸어도 인적하나 없는 외로움 속에 전국의 산하를 누빈다는 사명감이 없다면 어찌 이 길을 헤쳐 갈수 있으리요? 방화선을 헤치는 등로에는 웃자란 억새와 잡초를 헤치며 길을 만들어 나가는 고초가 계속된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깃대봉1km, 경반2.65km, 매봉 0.8km의 이정표가 나타난다. 무성한 참나무와 방화선의 잡초를 헤집는 지루한 산행 길에서 우측으로 추락주의 표지판이 있는 벼랑길도 지나고, 너덜지대를 지나 깃대봉(909m)에 오른다.

 

일동23, 1983년 재설된 심각점과 좌측으로 송이봉(803m)1.6km, 우측의 진행방향으로 약수봉1.58km, 지나온 매봉 1.89km의 이정표가 있지만 무성한 숲속에 답답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고도를 낮추는 비알길이 수월하기에 쉬엄쉬엄 걸어가면 갈림길마다 총총히 이정표가 방향을 알려준다. 지나온 깃대봉 1.17km, 윗삼일2.74km, 약수봉0.23km의 이정표를 지나 올라선 약수봉(850m)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고 지루한 산길 울창한 숲과 바위지대를 지나면 깃대봉 2.64km, 삼일 3.28km, 대금산 1.39km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산초가시와 산딸기, 억새의 터널을 뚫고 올라선 대금산(706m)정수리는 하얀 대리석의 표지석이 있고 윗두밀2.4km, 깃대봉4.3km, 청우산 5.2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수림의 터널 속을 맴돌던 종주 길도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으로 가슴속이 후련하다. 불기산과 청우산이 정답게 내 비치는 서쪽으로 한북정맥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달려가고 전망 좋은 바위지대를 타고 내리면 두밀 고개에 이르고 대금산 0.4km, 청우산 4.8km, 대보리2.4km, 윗두밀1.6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헬기장을 지나 630봉을 오르는 오름길이 예사롭지 않고 절 고개로 내려서면 두밀리에서 오르는 임도와 대금산1.9km, 윗두밀2.2km, 청우산3.7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방화선에는 지초난초의 야생화가 어우러지고 모처럼 편안한 산행길이 이어지더니, 10여 분간 오르막에서 긴 한숨을 몰아쉬며 올라선 곳이 1978년 건설부에서 시설한 삼각점이 있는 594.6봉이다. 청우산(619m) 갈림길이기도한 이곳에는 불기산 5.0km, 대금산 2.14km, 청우산 3.06km의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 또한 일품으로 남쪽으로 호명호수가 있는 주능선과 불기산, 서쪽으로 청우산과 축령산, 서리산과 운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북쪽으로 지나온 대금산과 깃대봉이 바라보인다.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잡아 불기산 쪽으로 내려서는 주능선 또한 방화선의 연속으로 초록빛의 대자연속에 동화되어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좌측으로 대금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을 배경으로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던 두밀리에도 개발의 붐을 타고 그림 같은 팬션이 들어서고 있으니, 무정한 세월 따라 인심도 변하고 말 것이 아닌가? 오르고 내리고 완만한 방화선을 따라 암봉을 넘어 수리재에 도착한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윗두밀에 이르고 우측으로는 수리천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상천리로 내려간다.

 

남쪽으로 보이는 불기산으로 향하는 주능선에도 무성한 잡목이 앞을 가리고 샘말 쉼터를 지나 가파른 비알 길을 치고 오르는 고통 속에 올라선 불기산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불기산(601m)의 표지석과지나온 헬기장이 4.52km, 산림조합 2.1km의 이정표가 있는 정상에서 좌측의 지능선으로 내려서면 잣나무 숲이 무성한 봉우리에 중종대왕의 태묘가 있다.

 

지맥은 남쪽의 빗 고개 쪽의 급사면을 내려서 뒤돌아보는 불기산이 피라밑의 삼각형으로 뾰족하게 올려다 보인다. 방카가 있는 깔딱 고개(본원갈림길)를 뒤로하고 잣 나무숲을 빠져나와 고압철탑과 묵정밭을 지나 상색리 빛 고개 절개지로 내려서며 제 2구간도 마무리한다. 46번국도인 경춘가도를 따라 버스 정류장이 있는 초옥동 해장국 앞의 에덴동산까지 이동을 한다.

 

                 제 3 구간 빛 고개(46번국도) - 청평 호수 / 12.9km

 

모 종교의 수양관인 에덴동산에서 시작되는 진입로는 46번 국도를 따라 20여 분간 이동하면 빛 고개의 절개지에 도착한다. 남쪽으로 절 개지를 치고 올라 주발봉(489m)으로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다. 잠시 후 구 도로를 지나(경춘선의 터널 위)는 주발봉의 들머리에는 정상까지 3.1km에 2시간 10분이 소요된다고 적고 있다. 철도 침목으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오르는 길목에는 잡목이 무성하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우측으로 큰 멧골의 계곡에는 놀이동산이 천국을 이루고 그 뒤로 주발봉의 정상을 바라보며 날 등을 오르게 된다.

 

347봉을 지나며 건너편의 불기산(601m)과 대금산(706m), 청우산(619m)과 깃대봉(623m)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고 올라선 곳이 주발봉의 정상이다. 가평군은 조종천을 중심으로 계곡과 산으로 둘러싸인 궁벽한 곳으로 경기 제일봉인 화악산을 중심으로 기라성 같은 산들이 장관을 이룬다. 지도에 표시된 산만해도 50여개가 넘다보니 웬만큼 산을 다닌 사람들도 주발봉의 이름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가평군의 북면과 가평읍 이화리, 청평면(외서면) 상천리가 경계를 이루는 주발봉(489m)에는 표시 없는 삼각점과 빛 고개 굴2.9km / 연갈리1.86km / 큰골(호명산 방향)1.57km / 하산1.48km의 이정표가 고작이지만 동쪽으로 물안산(401m)을 지나 남이섬까지 이어지는 지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무성한 그늘 속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남쪽의 큰골방향으로 헬기장을 지나면 가평이 자랑하는 잣나무 단지들이 싱그러운 피톤 치트를 내 뿜으며 하늘을 가린다. 잠시 후 돌무더기로 눌러놓은 헬기장을 지나면서 활엽수림이 빽빽이 들어찬 밀림 속을 지나 상천리에서 복장리로 넘어가는 지방도로와 동행을 하다 큰골의 상류인 발전소 고개에 도착한다.

 

2차선 포장도로의 정상에는 대한 싸이클 연맹에서 제18회 아시아 싸이클 대회를 개최한 기념으로 비석을 세우고 호명산 오르는 이정표와 자세한 자료를 코팅으로 전시하여 초행자들에게 많은 참고자료가 되고 있다. 간식과 막걸리로 요기를 하고 나무그늘로 들어서면 하늘도 보이지 않는 밀림 속에는 눈에 익은 리본이 간간이 보인다. 가파른 비알 길을 올라서면 융단같이 편안한 오솔길에 잘생긴 낙락장송이 힘에 겨운 산객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는 휴식공간이다. 잠시 후 참나무의 밑 둥에 칼질을 하여 껍질을 벗겨 놓았으니 우리 인간들의 심사가 어쩌다가 이다지도 잔혹하게 변했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허물어진 성터로 여겨지는 돌무더기를 지나면 시야가 확 트이는 광장에 제철 만난 연산홍이 만발하고 상천리에서 올라오는 도로 입구에는 이동통신 안테나가 서있다. 이곳부터 좌우로 호명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가 열리고 아름답게 조성한 하늘 공원이 펼쳐진다. 좌측의 계단 길을 내려서면 너른 광장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기념탑이 서있다. 기단위에 세 사람의 역군들이 떠받치고 있는 위로 하늘을 향해 반달을 높이 들고 있는 여인상은, 전력이 남아도는 밤에 물을 양수하여 낮에 발전을 하는 상징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그 옆으로는 1980년 최규하 대통령 시절 서정주 시인이 지은 노래비가 서있고 우측의 가파른 계단은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을 하면 2층 누각의 호명정이 날아 갈듯이 반겨준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호수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 정상에 이렇게도 넓은 호수가 있을 줄이야. 벅차오르는 감격 속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내려다보는 호수는 명경지수의 하늘아래 펼쳐지는 천지연으로 우리역군들이 일구어낸 80년대의 걸작 품이 아닌가?

 

호명정의 2층에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면 양수발전의 역사와 필요한 자료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에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호명호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발전용 인공호수로 전기사용량이 적은 심야에 청평호의 물을 끌어올려 473m의 유효낙차로 러시아워 때 20만kw발전기 2기로 40만kw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또한 632봉을 중심으로 33만평에 달하는 산정의 분지에 총사업비 176억 원을 들여 지은 양수 발전소는 관광 전망대, 천지 하늘공원, 사 계절 꽃밭단지, 자연 체험시설, 호수 순환도로를 만들어 관광객들에 개방을 하여 가평이 자랑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호명정 2층 누각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경치 또한 한 폭의 그림같이 북한강이 산자락을 휘감아 돈다. 하늘도 푸르고, 호수도 푸르고, 부풀어 오르는 가슴을 활짝 열고 주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남쪽의 호수공원에 도착한다. 호명호수를 둘러보며 망중한을 즐긴 여진으로 남쪽의 호명산 들머리를 찾아가는 길은 호수의 제방 위를 지나게 되는데, 수백 척의 계곡을 메우고 쌓아올린 대역사의 현장에서 우리 인간들의 위대함을 다 시 한번 실감하며 흐뭇한 마음으로 하산 길을 서두른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서도 명지지맥 종주 길에 만난 호명호수의 감흥에 젖어 한달음에 내려선 장자터 고개. 직진을 하면 호명산 가는 길이요,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우무내골 을 거쳐 감로사를 경유하여 청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오르고 내리고, 초여름의 뙤약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넘나드는 종주길. 호명산 줄기에서 유일하게 암릉이 있는 기차봉(619m)을 지나 1,6km를 진행하면 두릅나무가 지천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호명산(632m) 정상에 올라서며 긴 여정도 고비를 넘긴다.

 

그 옛날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하여 호명산으로 부르고 있는 이 산은 남쪽으로 청평댐 건너 뾰루봉(709m)과 화야산(754m)이 지척이고, 그 너머로 용문산(1,157m)까지 조망이 된다.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경춘선과 46번 경춘 국도가 질주하고, 건너편의 깃대봉(623m)뒤로 축령산(879m)과 서리산(825m), 운악산(935m)이 선명하다. 또한 북쪽으로는 청우산(619m)과 대금산(704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명지산(1,267m)과 화악산(1,468m)을 비롯한 가평의 고산준령들이 파도를 치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은 자연의 이치대로 가파른 하산 로에는 잔자갈이 많이 깔려있어 신경을 곤두 세워야하고 제일 전망대에 올라서면 양쪽에 산을 끼고 굽이치는 청평호반의 멋진 경관이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준다. 청평댐은 의암댐과 팔당댐의 중간인 청평에 있는 댐이다. 1944년에 완공되어 79,600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장마철에는 북한강의 수위조절과 서울 및 일부 수도권지역의 식수원을 조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댐이다. 또한 청평 호반은 가평군 8경중 제1경으로 주변이 아름답고 각종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가평이 자랑하는 잣나무 숲속으로 시원한 등산로가 이어지고 청평 호반을 둘러싸고 있는 37번국도 호명리와 가평방면으로 연결되는 391번 도로의 환상적인 드라이브코스를 바라보며 공사 중인 경춘선의 터널 위를 지나 청평대교 삼거리에 내려서며 41.6km의 명지지맥 종주도 마감을 한다.

출처 : 풍운아
글쓴이 : 풍운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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